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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국가대표 축구경기, 특히 한일전을 관전하는 경우에 간혹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는, 관전자들(특히 어떤 아저씨들)이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답답한 플레이나 잔실수 등을 볼 때 그렇게 거친 말을 쓰며 비난하는 모습입니다.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잘 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어갈 때나 답답함을 느낄 때 그 실망감을 여과없이 쏟아내는 것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단 축구경기를 두고만 그러할까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한결같겠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잘한다고 응원하지 못하고 되려 손가락질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 사람의 마음이고, 어쩌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법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그 법을 스스로도 지키고 지키도록 가르치기도 하라고 말입니다. 하느님의 법을 잘 지키고 싶어하면서도 때로는 그러하지 못한 우리들을 두고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격려하고 계십니다.

  잠시 방심하거나 실수를 거듭하여 더 잘 치러야 할 경기를 지고 있거나 답답하게 풀어가지 못하지만, 손가락질하지 않고 오히려 더 따뜻하게 응원해주시는 듯한 마음을 예수님에게서 읽을 수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우리의 모습, 마치 국가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한다면서 실제로는 비난과 욕설을 쏟아내는 우리 중의 누군가의 모습과 대비시켜 보게 됩니다. 

 

  경기결과보다 우리나라의 대표로 당당히 나선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에 마음을 두는 진짜 응원단이나 좋은 팬들처럼,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죄악과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러기에 조금은 죄송하고, 지나고 보면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오늘도 하느님의 법을 스스로 지켜나갈 때입니다.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5,18)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오늘 우리 안에서 다시 이루어지도록 더욱 힘을 내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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