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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말씀 중의 내용입니다 :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마르 12,25)

 

  하느님 나라 혹은 구원을 이야기할 때, 이 세상에서 겪을 모든 일들을 완전히 초월한 ‘새로운 차원의 세계’에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거나 구원의 상급을 갚음받게 될 것이라는 약속은 지금의 삶이 고통스럽고 힘겹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만 희망과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반쪽짜리 희망이라는 시각 때문에 누구는 ‘종교는 아편’이라는 말까지 했겠습니까?

사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약속은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아쉬울 것이 별로 없거나 고통에 사로잡혀 삶이 고달프고 막막하다 느끼지 않으며, 심지어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하여 영원히 지금같았으면 좋겠다는 이들에게까지도 하느님 나라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지금 힘들어도 잘 참으면 죽었다 부활했을 때 하느님께서 갚아주실 거야’라는 모습 외에는 우리가 지금의 삶을 더 잘 추스르고 완성시켜 가는 데에 이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이라는 동력(動力)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되려 묵상의 주제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지금의 삶이 너무 행복해도 그 행복이 영원하리라는 보장이 없듯, 내가 이웃들을 정말 후회없이 사랑한다 해도 모든 이를 사랑할 수 없었듯, 우리가 이 현세에서 행하는 일들이 ‘미완성의 작품’과도 같다면, 그 모든 한계를 초월하여 완성된 모습으로 살 수 있는 하느님 나라는 여전히 우리에게는 희망이며 꿈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희망 때문에, 우리는 지금의 삶에 안주하거나 자만하기보다는 조금 더 겸손할 수 있고, 조금이라도 더 성실하게 매사에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스스로를 채근(採根)할 줄 아는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영적 성장과 완성은 멈추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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