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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말씀은 소위 ‘고별사’로 불리는 대목입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 직전에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장면입니다. 이 기도의 내용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 곧 우리가 지녀야 할 ‘제자다운 덕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하느님의 보호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 보호하심에 항상 의지하며 여러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줄 아는 용기를 얻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켜”(17,11) 달라고 하시며 동시에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17,12) 하고 기도하십니다. 자신이나 교회 혹은 교회가 복음을 전해야 할 누군가를 두고 먼저 하느님의 보호를 청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하느님의 보호하심을 체험케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힘써야겠습니다.

 

  둘째, 일치입니다. 위에서 말한 ‘하느님의 보호하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17,11)라고 기도하십니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일치하신 예수님의 모범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뜻을 기준으로 일치된 공동체를 이루고자 노력하며, 하느님의 뜻과 어긋난 생각과 주장으로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셋째, 기쁨입니다. 기쁨은 그리스도와 온전히 일치함으로써 교회공동체가 얻는 수확이요 열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17,13)라고 기도하십니다. 비록 일치를 위해 힘쓰다 보니 얻는 상처와 수고도 있겠지만, 그 노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새삼 확인함으로써 얻는 가슴뿌듯함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고자 노력하는 만큼 더욱 우리 삶 안에 깊게 뿌리내리는 기쁨일 것입니다.

 

  넷째, 거룩함입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17,17)는 예수님의 기도처럼, 하느님의 말씀이 가리키는 대로 선하고 거룩하신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이 신앙인들입니다. 우리가 성인(聖人)들을 공경하는 것은 그분들이 대단하다고 칭송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성인의 대열에 들고자 하는 원의를 갖고 살아간다는 표현임을 떠올려봅니다. 아울러 신앙인이 누리는 기쁨이 세상이 추구하고 즐기는 기쁨과 때로는 같지 않음을 기억하면서, 거룩한 이들이 누리는 기쁨을 교회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향유(享有)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파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17,18)고 말씀하십니다. 좋은 것일수록 나누어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가 예수님을 통해 진리를 알고 구원을 희망하게 되는 선물은 누군가와 나눔으로써 키워가고 완성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명을 띠고 ‘파견된’ 사람들이 우리들이며, 지금 이곳이 파견받아 사명을 수행할 장소입니다. 흔히 말하듯 ‘하느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보내셔서 이루고자 하시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 해답을 얻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며 원하셨던 위의 가치들을 堅持함으로써, 여러분이 속한 여러 공동체들을 주님 보시기에나  이웃들이 보기에 아름다운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 ?
    아가다 2020.05.27 06:51
    아멘! 감사합니다
  • ?
    Abel 2020.05.27 08:39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 ^^*
    아멘
  • ?
    26512 2020.05.27 11:26
    "하느님의 보호" "일치" "기쁨" "거룩함" "파견"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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