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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진짜로 누군가를 사랑하여 소위 눈에 콩깍지가 씌워지면 사랑하는 그가 잘되기를 바라고, 심지어 ‘그가 행복하다면 나는 아무래도 좋다’고까지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행복한 것이 나에게도 최고의 행복이니 말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그 누군가가 잘되기를 바라고 그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며 돕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우리는 심심찮게 봅니다. 어렵고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돌보는 모습, 끊임없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 자녀들 때문에 수험생처럼 살면서도 불평하기보다는 자녀들의 모습에 그저 안타까워하는 부모님들의 모습 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한다고 할 때에도 항상 우리가 빠질 수 있는 함정, 위험한 착각이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고, 내가 좋아서 봉사하고 희생하지만, 정작 상대방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혼자 좋아서 애쓰는 경우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반응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그런 마음가짐을 엿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 “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이니,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요한 14,28)

  제자들은 분명히 예수님을 사랑했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에게 있어 예수님께서 자기들 곁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 기쁜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두고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주님,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행복하니, 계속 나와 함께 있자’고 말하고 싶어합니다. 사실 아버지께로 가게 되어 제자들만이 아니라 온세상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 영광받으시게 되는 것이 제자들에게도 기쁨이지만, 사랑하는 예수님과 함께 머무르면서 내가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그분을 자유롭게 놓아드리지 못하는 마음 또한 지울 수 없는 것입니다.

 

  학생들, 특히 수험생들을 자녀로 둔 덕택에 학생처럼, 수험생처럼 살아가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때로는 이런 제자들과 같은 마음을 봅니다. 그럴 때에는 마치 그 아이들이 “나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이런식으로 시키지는 않을텐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란다고 할 때에, 그것이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기 위한 것일 수 있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때로는 주님을 놓아 보내드리듯이 어떤 것을 포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붙잡고 싶은 주님을 보내드려 영광받으시도록 해야 하고, 누군가가 나로 인해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롭도록 풀어주어야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서로를 사랑합시다.

  • ?
    아가다 2020.05.12 06:51
    아멘! 감사합니다
  • ?
    Abel 2020.05.12 08:51
    우리도 그렇게 서로를 사랑합시다. !!!
    아멘..
  • ?
    박미란 2020.05.12 09:46
    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아멘 감사합니다!!!♡♡
  • ?
    북경잠자리 2020.05.12 10:13
    내 옆에 매일 얼굴보고 사는데, 그녀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는 보지 못하고 '사랑한다. 알지?' 그러네요. '주님, 아시죠?' 이건 또
  • ?
    26512 2020.05.12 10:51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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