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은 ‘신앙공동체’, ‘영적 공동체’ 안에서의 생활입니다. 그래서 교우들간의 모임에 소속되어 친교를 나누고, 교회의 사명도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고 익숙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영적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대화내용을 들여다보면 영적 대화가 부족한 경우가 참 많습니다.
우리 북경공동체의 현주소는 제가 아직 잘 모릅니다만, 이전의 여러 공동체에서의 직,간접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반모임에서 복음말씀을 주제로 진지하게 대화에 임한다 하더라도 어느샌가 대화가 길어진다 싶으면 신부님, 수녀님 이야기나 본당공동체 이야기를 거쳐, 종착역인 남편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등으로 흘러갑니다. 레지오에서 대화를 나누어도 회사 이야기, 경제 이야기 등이 더 일상적인 대화주제가 됩니다. 남편 이야기, 시댁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회사 이야기 등이 부적절한 대화주제라는 뜻이 아니라, 다른 여느 모임에 가서도 늘 얘기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영적 모임’이라는 교회공동체 모임에서까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경우도 있음을 생각게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초대교회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4,32)고 합니다. 자기 재산의 소유권에 무지해서가 아니라, 주된 관심사가 ‘주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고, (성령으로부터 받는) 은총을 누리는“(사도 3,33)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주된 관심사‘가 바뀌어버리는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상황이 어쩌면 ’영적 모임 가운데서도 과도하게 넘치는 일상적 대화의 반복‘에서 벌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니코데모는 영적 대화에 목말라 합니다. 율법 학자였던 그는 어둠을 뚫고 예수님을 찾아가 심오한 영적 대화를 청합니다. 비록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다 핀잔도 듣지만, 그 대화는 니코데모의 삶에 영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후에 그는 모두가 주님을 외면하는 마지막 수난의 때에 조용히 주님의 장례를 치르는 인물로 기록됩니다.(요한 19,39)
사실 '영적 대화'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꺼내는 자체가 불편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렵고, 그런 내용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별스러운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불편한 분위기는 우리가 좀더 ‘영적인 사람’, ‘위로부터 태어난(요한 3,7) 사람’으로 변화되어야 함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 낯선 분위기 속에서의 대화, 낯선 주제여서 할 말도 별로 없고 잘 알아듣기도 힘든 대화내용 등이라면 그런 대화를 기피하게 됩니다. 혹시라도 이런 이유들이 우리가 ‘영적인 모임’, ‘영적 대화’와 더불어 살아가는 ‘영적 인간’이 되는 데에 방해요소가 되지는 않는지 되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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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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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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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공감대를 찾아 편안하게 나누다보니 그리 되는가 봅니다.
그나마 뒷담화 하지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대부분 헤어지고 나면 뭔가 찝찝했었던 비억이 그렇습니다
허함 헛헛함
그래서 인간이고 또 한발 나아가나 봅니다.
신부님 우리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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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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