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배반’을 예고하시는 장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때의 예수님의 심경을 두고 복음은 ‘마음이 산란하셨다’(요한 13,21)고 말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뒤부터 실제로 닥쳐올 수난의 시간, 그 때가 가까웠음을 직감한 예수님의 마음 속에서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껏 애써온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 속에 허무함도 느낄 것이고, 유다의 배반과 베드로의 부인을 내다보시며 서글픔과 인간적 서운함도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의 배반, 베드로의 부인,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무척이나 담담해 보입니다. 그 ‘산란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복음은 이를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신뢰’로 설명합니다 : “이제 사람의 아들이 …… 이제 곧 그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요한 13,31)
어려움이 있어도 믿을 만한 구석이 있으면 용기가 생깁니다. 의지할 누군가가 듬직하고, 그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떨리는 가운데서도 가야 할 길을 갈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 그러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기에 담담히 운명의 시간을 ‘알면서도 꿋꿋이 걸어가려’ 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산란할 만한 일들은 이미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일어날 확률이 높아보이는 근거를 이미 찾은 것들입니다. 이에 반해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신뢰의 이유는 복음의 장면에서는 딱히 따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그 모든 위험과 고난보다 하느님 아버지를 더 믿는 것은 바로 ‘사랑’의 힘입니다.
왜곡된 사랑으로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 아닐지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크게 보이는 것들이 있고, 사랑하기 때문에 남들이 보는 것과 달리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부활을 희망함에 있어 이런 ‘사랑하는 이의 시선’이 부족하지 않은지를 돌아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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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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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사랑하는 이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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