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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은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주님의 탄생을 미리 예고한 신비를 기념하는 주님탄생예고 대축일입니다이 축일을 보내며, 특별히 성모님의 모범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서 농담조로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시험일정이 나오기 전에는 공부할 엄두를 못 냅니다. 그리고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만, 자신과 점점 타협하면서 계획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하기 전에 이것저것 해야될 일이 많습니다. 책상도 정리해야 되고, 복장도 갖추어야 되고, 심지어 머리띠도 하나 매야 됩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지 못해서, 1시간 공부하면 1시간 쉬고, 1시간 TV보고, 3시간 잡니다. 계획을 세운 것만으로도 뿌듯해합니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보면서, 행여나 우리들의 신앙도 이런 모습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며, 중요합니다. 다른 것에만 신경을 쏟으면 분명히 공부를 잘 하지 못하겠지요. 마찬가지로, 주님께 대한 신앙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주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본질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고, 부차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기도 합니다. 그러고는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시지 않는다고,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나에게 시련과 고통을 주신다고 원망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성모님의 좋은 모범을 복음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천사의 문안을 받은 성모님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지만, 즉각 응답을 드립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갖게 된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모님께서는 기꺼이 받아들이시지요. 여러 가지 생각들이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바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코 외적인 것에서 주님의 뜻을 찾지 않으셨기 때문에 이처럼 용기있는 응답을 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저녁 7(북경 현지시각 기준)에 코로나 퇴치를 위해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자고 교황님께서 제안하셨는데, 지향을 두고 한마음으로 기도한다는 것이 부차적 옵션이 아닌 신앙인의 본질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본질적인 것을 요구할 때에 기꺼이 또한 즉각 응답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특별히 이 축일을 전후하여 아치에스(Acies : 사열식)를 갖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도 비록 회합과 활동에 제약이 있는 와중에도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하신 성모님의 자기봉헌을 본받는 것이 내 삶의 중요한 본질적 요소임을 새삼 잘 기억하고 단원의 기본적 의무를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레지오 단원으로 산다는 것의 본질적 의미를 잘 되새기는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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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el 2020.03.25 10:27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하신 성모님의 자기봉헌을 본받는 것이 내 삶의 중요한 본질적 요소임을 ...
    아멘......
  • ?
    아가다 2020.03.25 11:21
    아멘!
    아침에 한국에서 이 기도 연락을 받고서 정확히 몇시에 참여해야 할지 몰랐는데 저녁 7시를 알려주셨네요.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가다 2020.03.25 11:26
    오늘 특별히 레지오 단원을 위한 가르침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이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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