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화해는 누군가의 잘못이나 그로 인한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기억을 잊어주는 것을 포함하여, 자비심을 발휘해야 용서가 가능해집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용서해야 하는 때는 더욱 큰 자비심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순시기의 주요 화두인 “회개”를 이야기할 때에 늘 그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용서’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과 습관을 돌아보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관계의 차원에서 필요한 회개의 변화를 성찰하다 보면 늘 용서가 필요한 관계들이 등장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자비심을 이만큼 보였으니 그만하고 싶다 싶을 때, 용서하기를 멈출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용서하기를 멈추고 싶은 시점과 방식이 관계에 따라서 좀 많이 다릅니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훨씬 많이 너그럽습니다. 잘못한 상대방 때문에 속상해 하면서도 그것을 참아내지 못하고 분풀이한 것을 되려 자책하며 자비심을 빨리 회복하는 것이 부모의 자식사랑과 같은 ‘자비심 가득한 사랑’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가 어떤 형제와 이웃에게는 ‘상대적으로 자비심이 인색한 사랑’을 실천하기 때문에 용서와 화해가 더 힘들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자비롭고 너그러워야 함에 있어 두 가지 기준을 두고 성찰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일흔일곱 번까지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는 말씀처럼 사랑스럽지 않은 상대방에게서 자비심을 거두어버리는 데에 신중하려고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상처받은 것이 너무 아프고 힘들고 속상하면, ‘내가 좀 더 참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처럼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내게 저지른 일이나 그의 잘못에 주목하게 됩니다. 내가 변화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그가 변화되어야 할 것에 먼저 눈이 가게 됨으로써 자신을 돌아보는 데에 인색해 질 수 있습니다.
둘째,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는 임금의 말처럼, 자비롭고 너그러워야 할 상황은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필요한 때에만 너그러움을 보이면 인색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만 너그러우면 편애(偏愛)함으로 사람들을 갈라놓고 차별함으로써 분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러하시듯 우리가 자비롭고 너그러운 사람이려면 “항상 그러하도록” 더욱 애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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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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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든 잘못을 주님께서 용서하셨듯이 저 또한 '항상 그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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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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