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와 기다림의 시기인 대림 시기, 그 가운데에서 특별히 대림 제3주일을 기쁨의 주일로 지내는 이유는 남은 시기동안 힘을 내자는 의미도 있겠지만, 사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다리는 것이 바로 진정한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님께서는 오직 사랑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우리 모두에게 참된 기쁨이 무엇인지 보여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도 성탄의 기쁨을 앞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우리는 복음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은 말 그대로 “기쁜 소식(Good News)”입니다. 그러니 기쁜 소식을 들은 우리는 실로 그 기쁨을 살아야 합니다. 기쁨을 살고 있는 사람만이 기쁨을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득 이런 글이 생각납니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희로애락의 인생이지만 고단한 삶 한가운데에서도 끝없이 우리네 삶이 기쁨인 까닭은 바로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인생살이에서 겪게 될 온갖 시련과 고통을 아시기에 그분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격려해 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요한 16,33)
그렇다면, 진정으로 기쁨을 살아가는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요? 딱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바로 ‘베풀 줄 아는 삶’입니다. 그것은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지고, 지위가 높고 낮은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가진 것을 아무런 바람도 기대도 대가도 없이 다른 이에게 기쁘게 나눌 수 있고, 내어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가진 것이 적고 지위가 낮다고 해서 결코 그 기쁨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저 나누고, 베풀고, 내어놓는 삶을 통해 진정한 기쁨을 얻으십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이 가장 사랑하시고 소중하게 여기신 외아드님을 우리에게 거저 내어 놓으셨듯이, 이제 우리도 내가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내어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비로소 진정한 기쁨을 알게 될 것입니다.
기쁨의 주일인 오늘(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지내고 있는 이유도바로 그런 까닭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은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했던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구미종합사회복지관장 ㅣ 장세창 요셉 신부
2018년 12월 16일 대림 제3주일, 자선 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