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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교회에는 성인과 악인이 함께 있다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거룩한 전통도 있는가 하면, 그만 사라졌으면 하는 폐단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딜 가나 사라지지 않고, 끊이지 않는 것, 폐단이라면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 중의 하나가 바로 ‘등뒤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당사자와 함께 있지 않으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주고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 나쁠 것이 있겠습니까마는, 중요한 것은 그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당사자들이나 특정 상황을 보고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그저 평가하고 핀잔을 주는 모습에서 끝나버리기 때문에 옳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과는 다르게 행동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오늘 복음말씀을 통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구원사업을 시작하시며, 당신을 도울 조력자이며 동시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사업의 후계자가 될 제자들을 뽑으십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은 바로 기도하신 것이었습니다. 기도하심으로써 하느님의 뜻과 당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뽑으신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산에서 내려와 사람들이 사는 곳에 가신 것이었습니다. 사람들, 이웃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장소에 계신 것이 아닙니다. 홀로 거룩한 모습으로 남아있으신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가까운 곳에 함께 계신 것입니다.

 

  형제의 잘못을 입에 담고자 한다면, 우선 형제의 잘못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마음, 그리고 그의 문제와 아픔을 나의 것처럼 똑같이 아파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가 입을 수 있는 상처를 헤집어놓는 고통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인양 툭툭 내뱉듯이 욕하고 험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된 일, 오해가 생겨나는 상황을 정리하고 서로 화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당사자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하고 사랑하려는 노력없이 비판하고 지적한다는 것은 자기중심으로 세상과 이웃을 바라보는 이기적인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우리의 사명을 기억하도록 이끌어주시는 하느님의 섭리에 의탁하며 항상 먼저 형제들과 공동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잊지 말고 꼭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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