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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부자는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부자는 그 사람을 대표하는 능력, 가장 큰 성공의 영역, 그 사람의 특징 등을 꼽을 때 ‘재물이 많다’라는 것이 두드러지는 사람일 것입니다. 소위 거부(巨富)라고 일컬을 만한 사람을 두고 기업가, 경영자 등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사업상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그만의 특별한 철학이나 재능 혹은 태생적 배경 등도 관심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을 떠올렸을 때 가장 특징적인 사실은 그가 ‘부자 즉 돈이 많다’라는 것입니다. 즉 ‘그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것이 덜 중요한 듯 보이기 쉽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자라고 하는 사람 본인도 자신의 삶 가운데 재물과 관련된 것에 가장 많은 힘을 쏟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들 말하기를 재물은 끊임없이 관리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들 하니 말입니다. 재물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정작 마음써야 할 것들에 무관심해질 수 있습니다. 재물을 관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음으로써, 구원을 위해 필요한 것들에 마음도 시간도 쓸 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마음을 빼앗기면 다른 곳에 마음쓰기 어렵게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재화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재물(財物)’이기에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느 만큼 벌어야 부자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먹고 사는 문제로 힘겨워하거나 압박에 시달리는 경우가 훨씬 많아보입니다. 절대적 궁핍에 시달리는 경우는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불안정한 삶을 살거나 걱정하는 이들은 훨씬 많아지고 있지요. 그래서 ‘배금주의(拜金主義)’적인 모습도 갈수록 많이 보이구요.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마태 19,23-30)

예수님의 이 말씀은 부자를 경멸하는 부정적 평가가 아니라, 삶에 꼭 필요하기에 집착하기 좋은 재물 같은 것들보다도 더 중요하기에 마음을 쓰고 관심을 기울이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 바로 ‘하늘나라’ 곧 ‘우리와 세상의 구원’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너무 여유롭거나 넉넉하면 아쉬운 것이 없어 나태해지거나 거만해지기 쉽습니다. 우리도 재물이나 어떤 것들에 지나치게 마음을 쏟느라 정작 하느님 나라를 구하는 데에 소홀해지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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