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연중 제1주간 목요일(히브 3,7-14)

  “오늘 너희가 그분의 소리를 듣거든 마음을 완고하게 갖지 마라.”(히브 3,7-8)

  ‘완고(頑固)하다’는 것은 ‘융통성 없이 고집이 세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완고한 마음’을 가질 때는 어느 때입니까? 오늘 독서의 히브리서 말씀에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들었을 때, ‘믿지 않는 악한 마음’(3,12)을 품고서 하느님을 저버리는 것을 두고 완고하다고 말합니다.

참되거나 선한 것인 줄 알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아 고집을 피우거나 애써 외면하는 것도 완고함의 모습입니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로 인한 양극화가 더욱 심해져 가고 있는데, 나와 다른 입장을 지닌 계층이나 세력의 이야기는 아예 들으려조차 하지 않고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며 공방(攻防)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은데, 그 답답함의 이유가 이런 ‘완고함’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감에 있어, 선하신 하느님의 뜻을 애써 거스르는 완고함을 견지(堅持)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드러나게나 적극적이지는 않되, 꿈쩍하지 않을 만큼의 단단하고 무딘 완고함을 보이게 될 수 있는 유혹들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만사 귀찮은 사람은 아무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는 때가 있는데 이 또한 상대방에게는 완고함으로 비칠 수 있지 않습니까?

  1년이라는 시간을 넘기고도 다시 우리 가까이에서 생활 속의 위협으로 자리잡고 있는 감염확산의 사태 속에, 우리가 젖어들 수 있는 다양한 억눌림과 갑갑함, 불안함, 피로감, 무기력함, 나태함 등이 독서에서 들은 다음의 말씀을 마주한 우리의 마음을 완고하게 만드는 유혹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악한 마음을 품고서 살아 계신 하느님을 저버리는 사람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의 동료가 된 사람들입니다. 처음의 결심을 끝까지 굳건히 지니는 한 그렇습니다.“(히브 3,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