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루카 5,1-11)

  여러분은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우리 신앙인들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이미 죽었음에도 그 영혼이 여전히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방식은 "육신의 부활"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귀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적인 것,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의식이 있기 때문이고, 겁을 먹었다거나 어떤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귀신이라는 존재에 투영하기 때문입니다.

  비단 귀신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지혜로 헤아릴 수 없는 신적인 것, 초월적인 힘 앞에서 사람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두려움을 느끼면 일단은 달아나고 싶어지는 것이 또한 사람의 본성입니다.

  그런데 이런 두려움을 느낀 사람이 보이는 반응은 궁극적으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그 두려운 존재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 혹은 그 초월적인 힘에 의지하는 것이고, 둘째는 멀리 달아나는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와 어부들도 예수님에게서 사람의 지혜를 벗어나는 초월적인 힘을 봅니다. 수십년간 그물질을 했을 터이니, 어느곳에 그물을 던져야 고기가 잡힐지는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만, 그런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는 예수님에게서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이 처음으로 했던 말이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입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귀의할 것을 제안하시는 예수님의 권고에 그들은 응합니다. 그물과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섭니다. 예수님에게서 달아나고자 했지만, 그분에게 가까이 다시 돌아옵니다.

  우리는 당신의 자녀로 부르시는 하느님께 응답한 사람들입니다. 이 응답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안에서 계속 일어나는 응답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것, 하느님과 가까운 곳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머무르는 것입니다. 신적인 것, 초월적인 것에 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되는 것이 하느님께 드리는 끊임없는 응답입니다.

  미사를 통해, 주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기도하는 가운데, 믿는 형제들과 함께하면서 주님께 끊임없이 응답하는 여러분은 참으로 복된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람을 낚는 어부, 사람을 살리는 자로 변화시켜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