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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허리띠는 전통적으로 ‘절제’를 상징하고, 등불은 ‘선행’으로 상징됩니다. 절제로 허리띠를 매고 선행으로 등불을 밝히는 것이 언제 오실지 알지 못하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이유를 일러주십니다 :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루카 12,36)

 

  주인을 만나서 공로를 인정받고, 약속된 대로 상을 받으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등불을 꺼뜨리지 말고 허리에 띠를 매고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야 할 길을 끝까지 다 가지 않는다면 한평생 믿음으로 산 것이 아무런 유익함이 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주신 하느님께서 정해두신 정의로운 질서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죽음에 대한 대비를 잘 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만, 우리는 일상생활 중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주님께서 우리의 곁을 그냥 지나치시지 않도록 깨어있음으로써 그분을 알아보고 맞이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씀으로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이웃을 통해서 그분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하느님을 두고 깨어있지 못한다는 뜻도 될 것입니다.

 

  전례가 없는 감염병의 창궐로 많은 이들이 두려움과 힘겨움에 시달릴 때, 주변을 둘러보면서도 자신의 처지만을 먼저 생각하기가 쉬움을 봅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이웃들을 돌보고 먼저 걱정할 줄 아는 형제자매, 봉사자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렇게 이웃들에게 먼저 손길을 내미는 자들을 칭찬하듯, 사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공경하는 마음가짐도 그렇게 드러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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