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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예루살렘은 ‘거룩한 도시’, ‘하느님의 도성’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거기에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성전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순례하러 예루살렘을 찾아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인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이 그 품위에 걸맞게 거룩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을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얄팍한 속셈을 품은 사람들도 있고,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자기 이익과 권력 유지에 힘쓰는 대사제들과 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과 계명을 내세우면서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자 했던 자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루살렘은 본래의 거룩한 품위를 잃어버리고, 구원의 도구로 쓰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저버린 이들의 도시가 되어갔습니다.

 

  바로 그들의 이런 모습 때문에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십니다. 하느님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평화의 길을 그들은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시면서도 마지막까지 그 평화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그들이 알아차리기를 진정으로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그 평화의 길은 온갖 중상모략과 핍박 때문에 억울하게 십자가를 지면서도 맞서 싸우지 않고 그 십자가를 달게 받아들이신 사랑의 길이었습니다.

 

  언어와 물리적인 폭력, 이권다툼, 시기와 질투,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주고 받고 심지어 나의 바르지 못한 표양으로 형제가 공동체를 떠나도록 내버려두기까지 하는 무관심에 이르기까지, 우리도 예수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할 만한 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고귀한 품위에 걸맞지 않는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 예루살렘인 이 교회공동체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를 보시고 어쩌면 지금도 평화의 길을 모른채 살아간다고 한탄하며 눈물을 흘리실 지도 모릅니다. 과연 그렇다면, 여러분은 평화의 길을 찾기 위해서 무엇을 하시렵니까? 무엇을 바꾸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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