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 이야기에서 부자는 그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거지의 이름은 '라자로'라고 분명하게 제시됩니다. 라자로는 '하느님께서 도와주신다'라는 뜻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 속에서 부자가 꺼지지 않는 불구덩이에서 고통을 받게 되는 이유나 라자로가 아브라함의 품에서 편히 쉬게 되는 이유에 대하여 분명하게 밝히는 바가 없습니다. 그저 한 가지 언급되는 사실은 부자가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에 드러난 하느님의 뜻'을 지키지 못했음을 암시하는 표현 뿐입니다. 그렇다고 라자로가 이 부분을 잘 했다는 언급도 없죠. 라자로가 구원을 얻은 것은 그가 남에게 특별한 선을 베풀었거나 해를 끼치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은 삶에 대한 보상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비유에서 구원의 여부를 가늠하는 결정적인 단서는 '라자로'라는 이름에 드러나 있다고 봅니다. 라자로는 하느님의 도움을 받았고, 그분께서 주시는 자비의 옷을 입었습니다. 반면에 그의 재력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자는 이미 율법과 예언서를 통해 제시되었고 그가 알아들을 법한 사실, 곧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구원되리라'는 사실을 망각한 모습으로 살았음을 복음말씀은 은연중에 대비시켜 줍니다.
우리가 사순시기의 재계를 실천하는 것도 그 자체로 구원을 보증하는 행위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며, 또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실 때에도 자신을 아버지께 맡기셨듯이, 이 모든 노력은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적극적으로 맡기는 의탁(依託)의 행위입니다. 경건하게 사순시기를 보내고자 힘쓰는 모든 노력 가운데에서, 우리도 라자로처럼 '하느님의 도움과 자비' 덕택에 구원받을 사람이라는 사실을 더욱 잘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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