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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입니다. 예수님을 잉태하신 성모님께서 친척인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방문'을 통해 이루어진 만남의 의미를 주목해 봅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 사이의 만남은 서로에게 큰 힘과 위로를 주는 만남이었을 것입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잉태를 통해 나이든 자신이 잉태한 아기 - 곧 세례자 요한 - 의 존재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혼자 요셉조차 파혼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구세주를 잉태한 사실을 이해받지도 못하고 고독하게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야 했던 마리아 또한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루카 1,43)라는 엘리사벳의 고백을 통해 자신이 천사로부터 전해들은 하느님의 뜻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위안을 얻었을 것입니다. 

 

  이 두 여인의 만남은 '자신을 위한 만남'이 아니었다는 점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자 찾아간 것도 아닙니다. 엘리사벳 또한 늘그막에 비로소 잉태하게 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여 떠벌리고자 마리아의 방문을 받아들인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성령의 이끄심 안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힘과 위로를 주는 만남을 가졌고, 그 만남의 한 가운데에는 하느님의 뜻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 공통된 믿음이 있었기에 하느님의 뜻을 이룰 예언자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었다는 사실을 '복된 일'이라고 여기며 확신을 더하는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모습의 만남이 이루어질 기회가 있습니다. 그 만남을 통해 '만나기를 참 잘 했다'고 기억하고 싶다면, 복음 속 두 여인의 믿음처럼 우리가 그 만남 속에서 간직해야 할 무엇이 있을 텐데, '그 무엇'을 잘 찾아보고서 모든 만남을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신 '복된 일'로 가꾸어 나가도록 더욱 힘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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