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말씀의 비유 이야기에는 빚을 갚지 못하여 ‘제발 참아달라’고 간청하는 종을 대하는 두 인물의 상반된 태도가 나옵니다.
먼저 종의 간청대로 단지 참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청하지도 않은 것 곧 빚을 ‘선제적으로’ 조건없이 탕감해주는 ‘자비로운’ 임금(주인)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료의 청을) 들어주려고 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는’(마태 18,30) ‘무자비한’ 종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비를 베푸는 임금의 행위를 두고 복음은 빚을 탕감해주는 이유를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18,27) 라고 적습니다. 가엾은 마음 곧 자비심에서 비롯되는 행위가 용서이며, 그(와 나)를 원한이나 미움의 관계로부터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 바로 용서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에 반해 무자비한 종은 친구의 말을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미 관계의 단절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그를 감옥에 가두는데, 이는 곧 채무관계에서 비롯된 상황에서 그(와 나)를 놓아주려는 마음이 없음을 말합니다.
용서와 화해를 두고서 ‘자비심’과 (사랑하지 못하는 관계로부터 비롯되는 여러 가지 억눌림으로부터) ‘서로의 자유’를 되찾고 보장해주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이 마음부터 추스르고 되찾으려 노력해야 함을 잘 묵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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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3/15(수)부터 약 열흘간 타지에 다녀올 일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주까지는 강론 게재를 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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