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합니다. 물이 부족하면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물 없이는 사람이 살 수 없기에 ‘생명수’라는 말까지 씁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물을 가두어놓고 쓰기도 하고, 물을 계속 길어다 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물을 가득히 길어다 놓은 물동이 그리고 우물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둘 다 물을 길어다 쓸 수 있지만, 물동이에 담긴 물은 계속 퍼다 쓰면 언젠가는 바닥이 나기 마련인데 반하여, 우물은 계속 물을 퍼다 쓸수록 물이 더 많이 나옵니다. 또한 물동이의 물은 고여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냥 두면 냄새가 나고 썩어버리겠지만, 우물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물은 ‘샘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사람을 살리는 생명수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독서와 복음의 말씀은 우리가 참된 생명을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서 마셔야 할 생명의 물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막에서 겪어야 했던 심한 갈증을 풀어주는 바위의 물도 아니고, 사마리아 과부가 길어다 썼던 우물물도 아닙니다. 바로 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하실 구세주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십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찾고 갈구하는 것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에 목숨을 걸고,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나누며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명예와 지위,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음으로써 자신의 자존심과 긍지를 뽐내거나 허영심을 채우는 것에 만족하며 삶의 의미를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자칫하면 한 사람의 행복을 가져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희생과 고통도 불러오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것들은 또한 영원히 사람을 살게 하거나 행복하게 해주지 못합니다. 죽어서 돈을 보따리채 짊어지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금은 비록 곁에 있다 할지라도, 그 사람이 죽어서까지 나와 함께 있어주고 의지가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명예와 지위, 긍지와 허영심을 추구하는 것은 순간적인 자기만족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해지고자 하는 마음의 갈증을 이런 것들로 해소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언젠가는 다시 목마르게 될 수밖에 없는 ‘욕심의 물’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의 물, 그 물이 솟아나는 샘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한번 쓰고 나면 고갈되고 마는 물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 솟아나는 샘과 같습니다. 바로 이 말씀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누구 한사람도 구원에서 배제되지 않는 하느님의 보편적인 사랑이야말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생명의 샘인 것입니다.
이 샘에서 물을 길어다 마시게 되면, 그 말씀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다면, 사랑받고 있다는 행복에 젖어서 살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은 사랑에 굶주리거나, 행복감에 심한 갈증을 느끼는 일이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혹여나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는 데 있어 느끼는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다 여긴다면, 이는 말씀의 샘이 말라버려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록 처음에는 하느님의 말씀에서 그분의 사랑을 찾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이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의 노래라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우리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시고, 스스로 우리에게 빵이 되어 먹히러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면서 확실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모든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고, 어떤 유혹에도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하며 이겨내도록 노력합시다. 그 말씀의 뜻을 받아들이고 지켜내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우리의 믿음이 자라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오늘 하루, 이번 사순시기, 올 한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언젠가 쓰고 나면 없어질 생명수를 찾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을 찾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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