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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중풍을 앓고 있던 친구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이들의 모습에 주목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들은 거동할 수 없는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가고자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 가로막힌 탓에 예수님께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집의 지붕을 벗겨내고 거기까지 한 사람을 끌어올려다 옮겼겠습니까? 이렇듯 우리의 앞을 가로막아 버리는 것들을 마주하는 일은 지금 우리에게도 곧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잡고 기도 좀 해보려 하면 재밌는 것이나 신경쓰이는 것처럼 나의 관심을 앗아가는 것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주어진 시간과 만나는 사람들에게 충실하고자 마음먹고 나면 과거의 아픈 일이나 닥쳐올 걱정거리가 왜 그렇게 또 잘 떠오르는지요. 정말 이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마음을 다잡으면 꼭 남의 흉보는 이야기를 듣거나 남의 단점이 더 잘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우리가 주님과 가까운, 좀 더 그분을 많이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에 방해가 되는 것들입니다. 때로는 어렵게 다잡은 마음을 이런 장애물 앞에서 너무도 쉽게 포기하고 체념하듯 그냥 주저앉아 버리기도 합니다.

 

  이때에 어쩌면 우리가 체념하기 전에 시도해 보았어야 할 무엇, 놓쳐버린 그것이 있다면 복음에 나오는 중풍병자의 친구들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은 예수님 앞을 가로막는 군중들 사이에 멈춰있지도, 예수님께 다가가기를 그냥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바로 주님께서 가르치고 계시는 집의 지붕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는 집념, 그 지붕을 과감하게 뜯어버리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이런 행위들은 그로 인해 생기는 수고와 뒷감당까지도 감수할 만한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데, 이것이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믿는 마음과 일치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은 '길이 막혔을 때 포기할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하고자 한 발이라도 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도, 타인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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