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이야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과 ‘영원한 생명’에 관하여 질의응답을 합니다. 이 사람의 질문은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마르 10,17) 라고 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그는 ‘영원한 생명을 위한 계명들을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던’(10,20) 사람이었으니까요.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플러스 알파’를 찾고 보충하려 하는 열성을 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은 그 방향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10,19)고 물으심과 동시에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10,21) 고 하십니다.
단순히 무엇을 더 보태고 보강하는 것만이 아니라, 가진 것을 ‘포기하고 비우는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도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식이나 경험, 열성이나 신심 등 우리가 더해 나가야 할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만 때로는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에는 관심을 둘지언정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혹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에는 무심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저도 사목자로서 더 잘 살아보고자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하면 곁눈질로 배워보고자 노력하고, 주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경험도 소중히 여기며 기억하고, 원칙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고민하며, 기도도 더 해보는 등 무엇인가를 더 해 보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애써야 할 것들도 어렵잖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포기하거나 내려놓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주로 금전이나 시간이었는데, 또 내려놓을 것은 떠오르지가 않네요.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며 이에 해당하는 답을 찾는 데에 소홀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여러분은 혹시 어떠신가요? 복음에 나오는 사람이 가진 재물을 포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영원한 생명에 대한 노력이 소홀했기’ 때문이 아니라, 재물을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라면 포기할 수도 있는 것’으로 여기지 못했음이 그의 부족함이라면, 우리도 포기하고 내려놓을 것에 대해 돌아보는 노력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함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