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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의 이야기에서 마귀 들린 사람은 예수님을 마주했을 때 이렇게 말합니다 :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마태 8,29)

 

  마귀는 주님을 대적하는 존재이니 예수님께서 다가오시는 것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마귀 들린 사람은 당시의 사람들이 부정하다고 여겨서 피해다니곳, 곧 무덤이나 돼지 떼 속에 머무릅니다. 물론 이런 거리감은 마귀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지만, 우리도 하느님과 이웃을 대하며 이런 거리감 혹은 대척점을 지닌 채 살아갈 수 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것,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주님께서 가까이 오시는 것을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하느님과 상관없는 사람이라고는 말하지 않지만, 적어도 거부하고 싶은 그 무엇을 두고서만큼은 “저와 상관이 있습니까?” 라고 항변하고픈 듯한 자세로 대처하는 데에 익숙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능력이 없다’, ‘다른 힘듦이 있다’, ‘주님의 명령이 어렵다’, ‘신앙의 계명이 구시대적이다’ 등의 이유로 주저앉아 버리는 마음에 사로잡혀  내 삶 속으로 찾아오시는 주님을 거부하는 것은 복음 속의 마귀 들린 사람이 해소하지 못한 거리감과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이 거리감을 좁히고 주님의 오심을 맞아들일 수 있으려면,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에 못할 것이 없다는 마음을 북돋워야 합니다. 그러면 갖은 망설임과 주저함 속에 숨겨진 불신(不信)의 유혹에서 벗어나, 주님께서 약속하신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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