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설 대축일(루카 12,35-40)

  새해가 되면 한해를 기쁘게 시작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서로 인사와 덕담을 나눕니다. 가장 많이 나누는 인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일 것입니다. 올해 같은 때에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는 때이니만큼 건강이나 안녕 등을 기원하는 인사를 더 많이 건넬 수도 있겠네요. 이유야 어떻든 새롭게 시작하는 한해를 평안하고 기쁘게 잘 보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기에 이런 인사를 서로 주고받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무릇 사람이라면 당장 내일 닥쳐올 일조차도 알 수 없기에, 좋은 일만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줌으로써 서로의 안부를 묻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설 명절을 보내는 기쁨이라는 사실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를 통해 생각해봅니다.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며 보람된 일이라 여겨집니다. 특히 입으로만 복을 빌어준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대로 누군가에게 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되고 기쁜 일입니다.

  원래 복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만, 우리가 복을 빌어주고자 할 때에 과연 그 뜻대로 상대방에게 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특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에서 아론에게 주신 것처럼, 하느님께서 세례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사제직을 실천하는 특권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는 입으로만 복을 빌어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되어봅시다. 진심으로 복을 전해주기 위해서 더 기쁘게 생활하고, 복스러운 사람답게 살아봅시다. 아울러 새해인사를 건넬 때에도,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기에 우리를 통해서 주님의 축복이 그와 함께하기를 빌어주는 설 명절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오늘밤 자고 일어나면 내게 닥쳐올 일조차 알 수 없는 불안함 속에서 살지만, 축복을 빌어주고 주님께서 베푸시는 축복을 체험하며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약속하신대로 우리와 모든 이들에게 복을 내려주시고 그들의 바램을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올 한해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하기를 기도드리며,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