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믿는 데에는 많은 갈등과 시련이 따릅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사는 방식대로 똑같이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을 지키면서 살아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는 것을 하지 못해 소외되는 경우도 있고, 그들이 지키지 않는 것을 지키려다 보니 그들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고독함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런 고독함과 갈등이 있더라도 신앙을 지키며, 하느님의 법대로 사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고, 세상의 가치들과 타협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신앙을 제대로 지키면서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간에 종교가 다를 때 내 신앙을 지키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려다 보면 가족과 부딪치기도 합니다. 이것은 보통 예민한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신앙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신앙을 지키면서 사는 사람이 정말 얼마나 열심히 살고, 얼마나 사랑하면서 살고, 얼마나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 때문에 기쁘게 살아가는가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삶을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는 '불을 지르러 왔다'(12,49)고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르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가 이미 이 세상에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어려움과 불편함, 곤란함 등에 부닥쳤을 때에 소극적으로 방관하다 결국 그 고충과 힘겨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방법으로 쏟아내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노력을 통해 현실에 당당히 마주할 줄 아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냥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고 지켜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어서 기쁘고, 하느님을 믿으며 사는 것이 믿지 않는것보다 행복하다는 자부심을 잊지않고, 삶 속에서 신앙을 증거하는 데에 더욱 열심한 모습을 잃지 않으려 힘써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