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복음의 끝자락에 있는 오늘 복음의 끝부분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20)고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가르침’은 목표 혹은 방향이 있는 행위입니다. 그냥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가르친다’고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가르침이라는 전달행위를 통해 배우거나 익숙해진 것이 가르침을 받은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가르침입니다. ‘배움의 목적’, ‘배움의 이유’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일까요? 신앙을 가르치거나 삶의 자세, 어떤 가치관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은 정답을 알려준다거나 정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진정으로 ‘배움의 이유’를 아는 선생님은 학생들이 가르침에서 얻을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고자 먼저 공부하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문제풀이집이나 낡은 예전의 학습교안을 가지고 기계처럼 외워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공부하고 익힐 내용을 학생들의 입장에서 먼저 공부해보고 이해하여 전달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르치는’ 사람일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음식이 뜨거워서 못 먹으면 어머니는 자기 입 속에 음식을 넣어보고, 아기가 먹을 수 있을 만한 온도인지를 ‘먼저 살핀 다음’ 아이에게 줍니다. 어린이들이 식사때에 수저 사용하기를 어려워한다면, 부모가 지속적으로 숟가락을 고쳐쥐어주고, 젓가락을 쓰는 시범을 보일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사실 가르침의 참모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라고 하시면서 세례를 베풀며 동시에 ‘내가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고 하십니다. 스스로도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또 지키고자 노려하며, 그렇게 계명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계명을 지키고자 감내할 어려움과 넘어야 할 유혹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가야 비로소 타인에게도 가르쳐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노력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거룩하심’, ‘하느님의 자비하심’, ‘하느님의 사랑’을 닮아가고 있다는 변화의 방향성이 엿보일 때에 타인들도 우리의 권유를 받고도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자’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至上命令)을 잘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먼저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야 합니다. ‘완성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의 과정중에 있어야 합니다.’ 단 한 가지 면에서라도, 내 신앙이 누군가에게 배우고 싶은 것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우리가 전교에 힘쓰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이자 미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