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요한 21,1-14)

   건강에 관한 관심이 많은 한국사회에서 한때 ‘아침식사’가 건강한 습관이라는 인식이 퍼졌던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아침식사는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일과이고, 아침식사 시각에 따라서 그 사람이 하루의 활동을 시작하는 시각도 이르거나 늦을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등교수업을 하지 못하고, 직장인들도 재택근무를 병행하시는 분이 많은지라 소위 ‘삼식이’(*하루 세끼를 집에서 꼬박 챙겨먹는 사람)가 많아졌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들은 가족의 합의(혹은 누군가의 강한 주장)에 의해 가족들 식사는 하루 두 끼로 정했다고도 하는데요, 여러분은 아침식사를 잘 챙겨드십니까? 식사시각이 언제이든 잘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아침을 들자고 권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우리에게 아침식사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본격적인 활동’이듯,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하는 아침식사는 새 세상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초대하시는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어두운 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갔지만 허탕을 치고 쓸쓸히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의 인도에 따름으로써 만선(滿船)의 기쁨을 얻게 됩니다. 제자들이 방금 체험한 것처럼 부활하신 주님의 뜻을 따라 그분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기뻐하며 구원의 증인이 되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는 초대가 바로 “와서 아침을 들어라”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함으로써, 새하늘 새땅에서 맛볼 기쁨을 느끼며 살도록 주님께서는 우리도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도 주님처럼 부활할 사람들이기에,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하여 기쁘게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가면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