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의 전례에서 정점을 차지하는 거룩한 사흘 가운데 첫째날인 성 목요일에는 두 차례의 미사를 거행합니다. 그것은 "성유축성미사"와 "주님만찬미사"입니다. 이 두 미사는 각각 성품성사의 제정과 성체성사의 제정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구분되어 다른 전례로 거행하지만, 결국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 공통점은 바로 '봉사'입니다.
주님 만찬 미사에서 그 제정을 기념하는 성체성사의 참뜻은 무엇일까요? 오늘 주님만찬미사의 복음말씀을 빌자면 '내가 너의 발을 씻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서 아무런 몫도 나누어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즉 몫을 나누어 줄 수 있는 관계, '나와 상관이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행위'가 봉사의 참뜻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봉사는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친교의 행위'입니다.
성품성사가 봉사자로서 사람을 따로 뽑아 세우는 성사이듯, 성체성사는 하느님께서 사람을 위해 발을 닦아주는 '어떤 겸손함보다 더 위대한 겸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임을 당하시면서까지 사람들을 구원하기를 포기하지 않으셨던 '극한의 봉사'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사회에서나 공동체 내에서 우리는 줄곧 봉사하거나 봉사의 요청을 받습니다. 이 때마다 우리가 봉사하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였습니까? 봉사하는 마음가짐은 또 어떠했습니까?
예수님의 모습에서 볼 때에, 봉사는 '나를 내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리기 위해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시 예수님, 우리를 먹여살리고자 우리의 살과 피가 되시는 성체 안의 그 예수님처럼 공동체와 다른 이웃을 살리기 위해 나 자신을 내어놓는 것이 봉사입니다. 또한 그들과 같은 몫을 함께 나누어받고자, 그들을 향해 내가 한 발 더 먼저 다가서는 방식입니다.
오늘 예식 가운데서 비록 세족례는 생략하지만,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세상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가운데에서 성체성사의 놀라운 사랑을 깨닫는 신앙인이 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번호 | 제목 | 날짜 |
---|---|---|
718 | 주님 성탄 대축일(루카 2,1-14) 2 | 2022.12.24 |
717 | 주님 성탄 대축일 1 | 2021.12.24 |
716 | 주님 성탄 대축일 4 | 2020.12.24 |
715 |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2 | 2020.02.25 |
714 | 사순 제4주간 화요일(요한 5,1-16) 4 | 2020.03.24 |
713 | 게시판을 열며 : 인사드립니다. 2 | 2020.02.08 |
712 |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루카 6,20-26) 1 | 2020.09.08 |
711 |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금요일(루카 6,39-42) 1 | 2022.09.08 |
710 |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마태 1,1-16.18-23) 1 | 2022.09.07 |
709 |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마태 1,1-16. 18-23) 1 | 2020.09.07 |
708 |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마태 1,1-16. 18-23) 2 | 2021.09.08 |
707 | 9월 7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루카 6,12-19) 1 | 2021.09.07 |
706 | 9월 7일 연중 제23주간 수요일(루카 6,20-26) 1 | 2022.09.06 |
705 | 9월 6일 연중 제23주일(마태 18,15-20) 1 | 2020.09.06 |
704 | 9월 6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루카 6,12-19) 1 | 2022.09.05 |
703 | 9월 5일 연중 제23주일(마르 7,31-37) 1 | 2021.09.04 |
702 | 9월 4일 연중 제23주일(루카 14,25-33) 3 | 2022.09.03 |
701 |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루카 5,33-39) 1 | 2021.09.02 |
700 |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루카 5,1-11) 1 | 2020.09.03 |
699 | 9월 30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루카 9,57-62) 1 | 2020.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