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대비되는 두 부류의 모습을 봅니다. 그 대립의 정점은 주인의 아들을 보내는 장면입니다.
배은망덕한 소작인들은 소작료를 지불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자기 몫을 더 챙기려는 탐욕으로 인해 종들을 무자비하게 해치더니 이제는 주인의 아들을 보자 끝없는 탐욕을 여과없이 드러냅니다 : “저자가 상속자다. 저자를 죽여 버리고 우리가 그의 상속 재산을 차지하자.”(마태 21,38)
상속 재산은 주인(혹은 아버지)가 죽어서야 나누어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그들의 생각 속에 주인은 죽여버리고 없는 것이죠.
이에 반해 주인은 소작인들의 탐욕과 그로 인한 배신을 맛보았음에도, 여전히 그들을 믿어주려 합니다 :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21,37)
소작인들의 탐욕이 끝을 모르고 커져갈수록 이를 인내하며 약속을 먼저 깨트리지 않고자 노력하는 주인의 자비심도 커져만 가는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인용하는 시편의 말씀,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시편 118편)라는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생각과 통용되는 방식을 초월하여서도 원하는 소출을 당신 포도밭에서 얻어내실 수 있는 주인이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권능이나 지혜보다는 자비와 인내와 믿음으로 사람들과 함께하시어 그들과 함께 합당한 소출을 얻기를 원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지나친 탐욕을 경계하며, 그분처럼 자비와 인내와 믿음을 통해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사랑과 구원의 열매를 위해 힘쓰는 사순시기를 보내야겠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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