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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의 복음말씀은 유명한 구절이 있네요 :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그런데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행위’를 강조하는 말씀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마지막에 나오는 말씀과의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싶으니 말입니다 :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11)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

 

  따라서 오늘의 말씀의 요지(要旨)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좋으신 분임을 믿어서 아는 사람이 되라는 뜻인 듯 합니다.

  달라고 한들 줄 가망이 없는 상대에게 청할 수 없습니다. 발견할 가능성이 없다면 찾지도 않을 것입니다. 어차피 묵묵부답일텐데 문을 열어달라 하소연하는 것도 별 볼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께서 청하는 것을 주실 수 있고, 찾는 것을 얻도록 해주시며, 굳게 닫힌 문도 우리의 간절함을 보시고 열어주실 수 있는 “좋으신 분”임을 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바르게 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는 대표적 방법, 곧 기도입니다. 청한다는 것은 ‘내 능력과 힘만으로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또한 도와주시거나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희망”에 바탕을 둔 행위입니다. 실제로 제가 겪어본 수녀님들은 수도회 안에서 자신이나 공동체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필요성을 역설하여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혹은 선생님이나 책임자)에게 청하는 것을 배웁니다.

  그러므로 청한다는 것은 하느님 앞에서 내가 모든 일을 이루어가는 중심이나 해결사가 아님을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그 다음으로 ‘찾는다’는 행위는 청할 것을 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루어질 것을 믿지 않거나, 없는 것이라 여기면 찾지 않을 것이니까요. 우리가 하느님을 찾는다면 분명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먼저 찾아오실 것입니다. 이 사실을 “믿고서 해야” 할 도리, 마땅한 수고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두드림’은 애타거나 간절한 마음, 곧 “사랑과 열정”을 간직하고서 행동해야 함을 말합니다. 의심을 품거나 옹졸한 마음으로가 아닌, 하느님을 향하여 마음을 활짝 열고서 그분을 의식하며 기다리는 자세를 말합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해야 하냐구요? 복음은 그 답을 이제 알려줍니다 : 아버지께서는 좋으신 분이니까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아버지께서 이처럼 ‘좋은 것을 많이 주시는 분’이시기에, 아버지께서 하신 것처럼 서로에게 행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와 선행과 희생 가운데에 하느님께서 좋으신 분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일하고 움직일 동력(動力)이 된다는 사실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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