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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이혼장을 써준다는 것은 상대방을 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버리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소유물로 생각하기에 ‘버린다’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소유물은 ‘내’가 아닙니다. 나에게 붙어있는 무엇, 혹은 나에게 속해있는 무엇입니다. ‘내’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고, 그래서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둘이 아니라 한 몸”인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바로 ‘나 자신’과 동일시(同一視)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둘이 다른 것이 분명하고, 둘이라는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다른 사람, 상대방이 ‘나 자신’이 될 수 있겠습니까?

  소유물은 내 맘대로 되지 않으면 버립니다. 더 이상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소유물 때문에 내가 변화될 필요가 없습니다. 내 기준에 맞추어 그것의 가치를 판단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상대방, 특히 그것이 인격체인 사람이라면, 그 상대방을 ‘나’와 똑같이 여기기 위해 내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자신의 반쪽을 버리지 않고서는 1+1=1 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왜 이웃이 내몸과 똑같아야 합니까? 서로 사랑해서 닮아가고 서로를 더욱더 사랑하기 위해서 자신의 일부 혹은 전부를 포기함을 통해 '1+1=1'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변화될 각오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중심이 아니라 함께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를 붙들고 의지하는 모습, 그것이 부부 안에서 꽃을 피우는 하느님의 사랑이며, 하느님의 사랑을 본받아 우리네가 살아가야 할 모습입니다. 참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 때문에 내가 어떻게 변해가는가 하는 것이 두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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