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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일흔 두 제자를 파견하시며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루카 10,5) 하고 인사할 것을 가르치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곧 평화를 빌어주는 것과 같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을 찾아오시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루카 24,36) 하고 인사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제자들은 주님을 잃고서 실의와 절망에 빠져있었지만, 예수님의 인사를 받아들임으로써 평화와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면 어째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평화를 빌어주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이 전하신 복음의 내용은 ‘너희가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느님 나라가 주어졌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면 지금껏 인류의 죄 때문에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고, 고통을 피하고픈 마음 때문에 온갖 갈등과 고민, 분심 속에서 쫓기며 살아야만 했던 사람은 이제 진정으로 영적인 평화를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임으로써 참된 평화를 얻을 것을 권하는 것이 그들에게 복을 빌어주는 인사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건넬 때에 그가 받아들이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평화를 빌어주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안에 이미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체험하는 평화가 간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속에 불이나고 분통이 터지는데 ‘평화를 빕니다’ 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건넬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나와 상대방 안에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평화를 간직하고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면 됩니다. 그 나머지는 우리를 파견하시는 주님께서 알아서 이루실 것입니다. 진심으로 하느님의 평화 속에 머물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평화의 인사를 통해 전해질 때,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절망에 빠져있는 이에게는 희망을 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도록 초대받았습니다. 우리는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 평화의 사도로서 옆사람에게부터 힘차게 주님의 평화를 빌어줍시다.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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