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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독서의 말씀에서 에스테르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돌아봅니다. 포로의 신세이면서도 왕후가 된 에스테르를 시기하여 그 민족들까지도 모함하려는 적대자 하만의 계략에 꼼짝없이 걸려들게 될 처지에 놓인 에스테르는 그 사실을 밝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왕이 먼저 부르기 전에는 왕에게 가서 얘기할 수가 없는 것이 당시 법이었습니다. 왕이 무례하다 여겨서 지팡이를 내밀어 환영해주지 않으면 말 한마디 못한 채 그냥 목이 달아나는 판이니, 답답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이때에 에스테르는 주 하느님께 ‘저와 제 민족을 살려주십시오’ 하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도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 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에스 4,17(14-15))

 

  이 모습을 우리가 기도할 때의 마음가짐과 견주어 본다면 어떻습니까? 우리는 하느님께만 의지하고, 하느님밖에 나의 하소연을 들어주실 분이 없다고 여기며 기도합니까? 어떤 결과나 변화가 아니라 내 기도를 들어주실 하느님만을 의식하며 기도합니까?

  이런 마음으로 구하고 청한다면 하느님께서는 분명 그 간절한 외침을 들어주실 것입니다. 아니, 이미 들어주셨을 것입니다. 단 한 순간도 변치 않으시고 항상 자비로우며 사랑이 지극한 분은 오직 하느님 뿐이시기 때문입니다.

 

  사순시기동안 드리는 우리의 기도가 에스테르와 같은 마음으로 하느님만을 갈구하며 드리는 참된 기도가 되도록 힘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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