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는 한나라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구세주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신앙의 힘으로 삶의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좋은 모델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나는 결혼한 지 7년만에 남편을 여의고 평생을 혼자서 살아왔습니다. 여성이 푸대접을 받던 시대에 자식들을 키우며 살아온 일생 대부분의 시간 속에서, 한나라는 여인에게는 참으로 많은 고통이 뒤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나는 오로지 하느님께 도움을 간청했고,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매진했습니다. ‘여든 네 살이 되도록 재가(再嫁)하지 않았으며,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단식과 기도로 희생을 바치며 하느님을 섬겼다’(루카 2,37)는 말씀은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그 결과로 성전에서 구세주를 직접 목격하는 행운을 얻었고, 기쁨에 넘쳐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그 아기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했다고 합니다.
고생하며 지냈던 한나의 모습은 어느 순간,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군가의 모습이기도 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한나는 사람들에게 기쁘게 구세주의 이야기를 전하고 살아감에 비추어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것은 차이점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하느님만이 나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이며 나는 하느님께로부터 구원받아야 할, 구원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다’ 라는 믿음과 확신에서 옵니다.
믿음이 강하면 그 어려움을 믿음으로 이겨냅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면 믿음의 힘에 대한 확신을 더욱더 강하게 가지고, 삶의 의욕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힘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제풀에 지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한나는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구원을 절실히 바라고, 하느님만이 나의 바위, 내 성체, 나의 구원이시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그분께 의지할 때 우리도 한나처럼 구세주를 모시고 체험한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보다 힘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자리하신 아기 예수님께,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도록 청원함이 우리의 기도지향 가운데 담겨 있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