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1월 17일에 북경에 왔습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한다 생각하다 문득 셈을 하여 보니 어제 즉 재의 수요일 하루 전날이 꼭 북경생활 40일째가 되더군요. 40일이라는 기간 동안은 春运기간에다 감염사태로 인하여 비교적 조용하게 잘 보내왔습니다만 그래서인지 잠시 생각해보면 평소보다 40일이라는 시간이 제법 긴 시간이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금 ‘사순(四旬)’이라는 시간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이전에는 예식 준비에다 고해성사, 신학기 개학과 전례연습 등으로 분주히 보내며 훌쩍 지나보냈던 ‘사순’이라는 시간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게쎄마니 동산에서 회개하지 않는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눈물지으시고, 그러면서도 그들을 위해 십자가를 기꺼이 지신 예수님의 시간, 성경에도 나오는 고대의 전통처럼 광야에서 단식하며 보낸 40일의 시간은 그냥 훌쩍 흘려보낼 만큼의 간단한 시간이 아님도 더불어 생각해봅니다. 이번에 맞는 ‘사십일’은 그렇게 흘려보내지 않는 사순시기를 보내보리라 새삼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오늘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회개와 보속으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고 그분의 죽음에 동참함으로써, 그분처럼 영광스럽게 부활하기 위해 우리는 이 은총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여러분은 매년 맞이하는 이 사순시기를 으레 지내야 할 시간으로 여기십니까? 아니면 어떤 뜻과 결심으로 맞이하고자 하십니까?
우리에게 사순시기는 죄로 얼룩진 우리의 영혼의 묵은 때를 벗길 ‘대청소의 시간’을 맞이한 것과 같지 않을까 합니다. 평소에도 틈틈이 깨끗이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지만 한번씩 ‘더욱 본격적인 청소’가 필요하듯, 그렇게 ‘부활하여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묵은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물론 사순시기가 되었다 해서 일하지 않고, 먹지 않고, 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사순시기가 아니라 해서 기도하지 않고, 하느님을 멀리하면서 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제2독서의 말씀에서처럼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죄를 멀리하고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회개의 노력을 통해, 때로는 죄와 유혹으로 얼룩진 우리의 일상을 진정한 은총의 시간으로 바꾸고 되돌려놓는 시간이 바로 사순시기인 것입니다.
미처 벗겨내지 못하고 간직하며 살아온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깨끗이 씻어버리기 위해, 우리는 기도와 절제와 자선의 물로 깨끗이 대청소를 하자고 초대받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같은 일상을 사는 우리 자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증언처럼 “이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는 주님의 약속을 굳게 믿으며,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얻기 위한 대청소에 모든 교우들이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하는 사순절이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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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은 시간 헛되지 않게 절제,극기,기도의 시간으로 삶의 대청소를 잘 하는 시간 보내 은총의 시간되게 하소서!!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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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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