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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10)

 

  잃어버린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이 사람들은 사라져버리고 없는 것이 아닙니다.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자기가 있어야 할 본래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어딘가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이 말씀은 있을 자리에 있지 못하는 사람을 그 있어야 할 본래의 자리에 있도록 하시는 것이 당신의 사명이라고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처음에 세상이 만들어졌을 때, 인간은 하느님을 직접 대면할 수 있었습니다. 계명이라는 것이 따로 있지도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동산을 맘대로 거닐고, 자신이 거주하는 동산에서 나는 것을 마음대로 먹고 마시고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에야 십계명이나 주일을 지키며 거룩한 생활을 하는 것이나 하는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모두 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생활하고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순간의 이기심 때문에 하느님의 명령과 하느님과의 약속을 어김으로써, 이제 자연스럽게 지켜오던 하느님의 법과 계명이라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자신이 매순간 의식하면서 힘들게 지켜야 하는 것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느님을 의식하고 생각하면서, 그분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본래의 자리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하느님을 믿고, 그분께로부터 구원될 희망을 고이 간직하며 살아갑니다만, 진정 그분의 가족다운 모습, 낙원에서 살던 아담과 하와가 특별히 생각하고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하느님의 계명과 그분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되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자리는 바로 그 자리입니다. 그것이 우리 힘만으로는 이루어지지 못하기에 하느님의 자비를 청해야 하고, 그분의 도우심에 의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늘 생각해야 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로서, 아들이며 딸로서, 이웃과 친구와 동료로서, 그리고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전하는 선교사로서, 하느님의 제자로서의 우리 자리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자리로부터 벗어났을 때에, 우리도 ‘잃어버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예수님을 만나서 자신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키겠다고 드리던 자캐오의 다짐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자리가 어디인지를 곰곰이 생각하며, 묵묵히 우리의 자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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