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며, 한국교회가 정한 38번째 자선주일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시작된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방법으로서 제시되는 자선은 대림시기의 기다림의 자세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강조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자선(慈善)’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체성사를 통해 나누어 주신 생명을 이웃과 나누는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자선주일을 지내며 가난하고 병든 이들, 소외된 이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특별 헌금을 통하여 자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주님께서 오실 때가 가까웠음을 알리며, 다음과 같이 기다림의 자세를 이야기합니다 :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3,11)
(세리들에게는)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3,13)
(군사들에게는)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3,14)
자선은 하느님 나라로 표상되는 ‘구원’이 우리 각자 개인에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곧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함께 이루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즉 우리 주위에 가난으로 인해 신음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면 고통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완전히 구원을 보장받지 못함을 의미하고, 누군가의 가난을 나의 구원을 위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는 사랑의 시선을 드러내는 행위인 것입니다.
생존, 경쟁, 성공, 성취 등에 대한 목마름과 갈구(渴求)가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이 된 듯 합니다. 그로 인해 주위의 어려움에 눈을 돌릴 여유가 부족하기도 한 것이 우리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일상적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마음으로부터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의 문제에 무심하기도 했던 우리의 마음의 문을 사랑의 힘으로 열어젖히는 것, 예수님께서 시작하셨고 세상 끝날에 완성하실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오늘 자선주일을 보내며 잘 되새기고 실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