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운데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심각한 고통을 받게 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을 충실히 믿으려고 노력할수록 겪게 되는 고통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고통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지만, 외부의 압력이나 박해가 아닌, 자신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욕심이나 죄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더 많지 않을까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이웃을 사랑하지 못해서 마음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것은 우리 마음 안에 들어앉아 있는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 당하는 박해인 것입니다. 이것을 굳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 한다면, 죄의 뿌리라고 하는 7죄종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만함, 인색함, 색을 밝힘, 분노, 탐욕, 질투, 게으름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을 충실히 믿는 데에 장애가 되는 보이지 않는 적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그 고통을 참고 견딤으로써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영혼으로 거듭나고, 고통속에서도 죄로 인해 마음아파할 줄 아는 모습을 잃지 않을 때에, 비로소 죄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참고 견딘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참고 인내하겠다고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하나의 덕(德)입니다. 덕을 쌓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고백성사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죄를 마음아파하기도 하고, 타인을 용서하지 못함으로 인해 마음의 짐을 벗어버리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있다며 힘겨운 고백을 하십니다. 그 힘겨움을 이겨내기 위해, 그 가운데서도 용서하고 마음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토로하십니다. 우리는 바로 이런 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노력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처방해주신 구원의 약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