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의 말씀에서 하혈병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 옷에 손을 대는 행위는 그분과의 거리를 좁혔음을 나타냅니다. 멀리서는 그분께 손을 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손을 대기 위하여 선행되어야 할 것은 ‘그분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여인은 예수님께 손을 대기 위하여 거리를 좁혀가는 그만큼 구원이 자신에게 가까워진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회당장 야이로의 죽은 딸을 살리실 때도 ‘손을 잡아 일으켜 살려주셨습니다. 사람을 살리시는 예수님의 능력이 인간적인 거리에 제약을 받지는 않을 테니, 결국 예수님은 소녀의 손을 잡기 위해 그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신 것입니다. 

  이렇듯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통해 ‘예수님과의 거가 구원과 직결되어있다’는 도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오늘 복음은 우리가 그분께 다가가는 믿음을 지니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믿음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그 모습 속에는 ‘마음이 없지 않다 하면서도 정작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를 망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용서가 안되어 힘들다고 말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여 힘겨워하는 지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사람에게 다가갈 생각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와 화해 또한 ‘참된 용서가 가능하다고 믿지 못하는’ 우리가 상대방에게 다가가지 못함이 큰 장애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허락을 받았느냐에 상관없이 진정으로 바라고 그분께 다가가기만 하면, 우리의 믿음에 확신을 더해줄 은총의 체험으로 이끌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알려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도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자세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며, 이웃들 또한 하느님과 좀 더 가까운 모습, 가까운 자리로 인도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교황님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교황주일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성덕(聖德) 또한 ‘먼저 다가가는 모습’에서 기인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시고, 소원(疏遠)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타종교나 국가의 지도자들을 먼저 찾아가시는 모습에서도 그러합니다. 또한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시는 가르침을 통하여 ‘환경’,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경계’, ‘분쟁과 폭력에 대한 우려’ 등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좀 더 우리 삶에서 가까운 문제로 인식하고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심으로써, 이런 주제와 타인들의 삶을 두고 우리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이렇게 교황직(敎皇職)을 통해 우리를 더 완전한 믿음에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느끼고 그 섭리가 이 땅에 더 잘 펼쳐지도록, 우리는 교황님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저는 우리 교우들 누구나 더욱 굳센 믿음을 지니고자 함을 믿습니다. 그렇다면 복음에 나오는 여인의 마음으로 하느님께 다가가도록 노력합시다 :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마르 5,2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 6월 27일 연중 제13주일(마르 5,21-43; 교황주일) 2 2021.06.26
337 6월 24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루카 1,57-66.80) 2 2021.06.23
336 6월 23일 연중 제12주간 수요일(마태 7,15-20) 2 2021.06.23
335 6월 22일 연중 제12주간 화요일(마태 7,6.12-14) 2 2021.06.21
334 6월 20일 연중 제12주일(마르 4,35-41) 1 2021.06.20
333 6월 18일 연중 제11주간 금요일(마태 6,19-23) 2 2021.06.17
332 6월 17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마태 6,7-15) 2 2021.06.16
331 6월 16일 연중 제11주간 수요일(마태 6,1-6.16-18) 1 2021.06.15
330 6월 15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마태 5,43-48) 1 2021.06.14
329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마르 4,26-34) 2 2021.06.12
328 6월 11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요한 19,31-37) 3 2021.06.10
327 6월 10일 연중 제10주간 목요일(마태 5,20-26) 2 2021.06.09
326 6월 9일 연중 제10주간 수요일(마태 5,17-19) 3 2021.06.08
325 6월 8일 연중 제10주간 화요일(마태 5,13-16) 2 2021.06.07
324 6월 6일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와 성혈 대축일(마르 14,12-16.22-26) 3 2021.06.05
323 6월 4일 연중 제9주간 금요일(마르 12,35-37) 2 2021.06.03
322 6월 3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마르 12,28-34) 1 2021.06.02
321 6월 2일 연중 제9주간 수요일(마르 12,18-27) 1 2021.06.01
320 6월 1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마르 12,13-17) 2 2021.05.31
319 5월 30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마태 28,16-20) 2 2021.05.29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36 Next
/ 36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