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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을 극찬하십니다. 유대인들이 모세와 더불어 가장 위대한 예언자로 여겼던 엘리야와 요한을 견주어 말씀하십니다. 요한이 무엇을 했기에 그렇게 위대하다고, 그가 훌륭한 일을 했다고 하십니까?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에 앞서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요한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를 스스로 준비하고,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는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한편 세례자 요한이 했던 역할 즉 우리를 구원하실 임마누엘 구세주께서 오실 때를 준비하는 것은 하느님과 함께 머무르는 공동체, 하늘나라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기에 누구나 그렇게 합니다. 그래서 요한은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가 다가오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고 준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는 언제 올지도 모르는 구세주의 강생을 기다리는 일이 어리석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안그래도 살기 바쁜 세상에, 내 앞가림하는 것에도 바쁜 현실 속에서 보이지도 않고, 언제 올지도 모르는 구세주의 오심을 눈빠지도록 기다리며 있다는 것이 어리석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고 하시면서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에 경각심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하늘나라가 오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멍하니 넋을 놓고 하늘만 쳐다보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이야기(창세 6-8장 참조)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 세상에 재앙이 내릴 그때를 준비하는 노아의 생활이 어떠했습니까? 방주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세상이 끝장날 무서운 재앙이 올 것임을 경고하고, 동물들을 한쌍씩 데려다가 방주에 들여다놓고.. 그와 같이 끊임없이 움직였습니다. 하늘나라를 기다리는 것, 구세주께서 오실 날을 준비하며 기다린다는 것도 이와같이 끊임없이 자신의 생활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삶입니다. 힘들고 지쳐서 뜻하는 대로 잘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래서 때로는 포기하고 싶고 때로는 울먹이면서도, 다시금 용기를 내어 그 기다림의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대림시기를 보내면서 우리는 지난날에 더욱 열심히 살지 못했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데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뉘우치며 하느님께 용서를 청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에 담긴 가치에 맞게 살아가려는 노력과 변화된 모습을 통해, 우리는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그때를 준비하고 기다리며 사람들에게 전하게 됩니다. 고백성사를 준비할 때의 뉘우치는 마음으로 대림시기를 살아가는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오늘날의 세례자 요한이 되는 길이며, 하느님으로부터 세상 어떤 사람보다도 큰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칭찬받을 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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