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생활 혹은 신앙생활을 한다고 말할 때에, 그 사람이 종교생활, 신앙생활을 계속해나가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체험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에게 있어 신앙의 뿌리가 되어야 할 것은 하느님 체험입니다.
여러분도 분명히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디서 하느님을 만납니까? 하느님 체험을 하십니까? 지난날을 돌아보는 가운데 미처 깨닫지 못했던 하느님의 섭리, 내 뜻과는 다르지만 나도 모르게 이끌려온 섭리를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지금 우리가 거행하는 성체성사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체험이라는 것은 이렇게 내면적이고 개인적인 체험으로만 끝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웃의 사는 모습을 보고 듣고 함께 움직이면서 예수님을 닮은 모습, 하느님의 사랑을 닮은 모습을 그 안에서 발견할 때에, 우리는 이웃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만을 좇으며 이웃을 외면하는 유대인들을 질책하십니다. 사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으며, 우리 각자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하느님의 모상을 통해 드러나고 또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 자선으로 대변되는 ‘이웃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웃과 서로 받은 것,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거저주는 사랑을 실현할 때에 우리는 서로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며 사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제가 신부로서 교우들에게 보여야 할 모범이라는 것도 결국 그분들이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이끌어주는 ‘마중물’ 같은 역할일 것이고, 저 또한 교우들에게서 우리가 믿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어떤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이웃 안에서 예수님 닮은 모습을 찾아보려고 애써보십시오. 사람이 그리고 세상이 달라보일 것입니다.
거저주는 사랑!!!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