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남북한 간의 관계도 평탄하지 못한 듯 합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전쟁 발발일인 매년 6월 25일(혹은 이와 가까운 주일)에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합니다. 올해는 6월 25일 오전 10시 30분을 기준으로 하여 모든 교구와 본당에서 일제히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으니, 우리 교우들께서도 이러한 지향에 각자의 기도로써 동참하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남북통일기원미사 전례의 복음말씀에서는 '용서'에 관한 가르침을 듣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합니다 :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마태 18,21)
어떤 논리를 바탕으로 설명하든, 원래 한 민족이요 한 집안이었음을 인정할 때에 통일의 필요성도 당위성을 띠게 됩니다. 그런데 갈수록 통일문제, 혹은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많은 시각은 '성가심', '불편함', '지난 날에 큰 상처를 준 못 믿을 존재', '원수' 등의 인식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이것이 지난 수십년간의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지만, 이런 인식과 판단 이면에는 '나만 잘 살면 된다'거나 '나의 안정된 삶을 위협하는 것에 대한 경계(警戒)와 부정(否定)'이야말로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근본적 심지(心地)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원래 한 집안, 한 민족, 한 국가였음'을 부인하는 경향이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는 듯 하여 안타깝습니다.
비록 상대방이 과거에 우리를 아프게 했고, 지금도 위협적일 수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며, 신뢰하기에는 여전히 모자란 존재라 할지라도, 남북이 서로를 다시 화해해야 할 형제로 인정할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화해와 일치의 회복으로서 통일은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러한 '형제와의 화해'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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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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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