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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사제서품을 받을 때, 모든 새 사제들은 자신의 서품성구를 정합니다. 물론 저도 서품성구가 있겠지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구절 가운데 한 부분입니다 : “내가 사랑한 것처럼”(저는 보통 이 내용을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변했다거나 결심대로 잘 못 산다고 타박을 받을까 싶어서요^^;;)

  저도 서품을 받은 지 16년 정도 되었는데 저 성구를 모토(Motto)로 정한 뜻을 잘 지켜가며 살고 있는지, 복음을 읽으며 잠시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 가운데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이 단순해 보이는 말씀의 뜻은 사실 잘 실천하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내가 사랑한 것처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동의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체험과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 ’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너’가 아니라 ‘너희’, 곧 개인으로서의 내가 직접 사랑받았다고 개인적으로 체험하거나 느끼지 못함에도 인정하고 받아들일 예수님의 사랑을 이해해야 비로소 그 의미와 구체적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인류공동체, 세계공동체 등 공동체를 두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에서 배우고,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그 마음과 방식을 본받으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우리들을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다음의 표현으로 일러주십니다 :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요한 15,15)

친구는 '친근한 존재'이며, 무엇인가 ‘공유(共有)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두렵고 무서운 분으로 인식할 때에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로 지내야 하는 대상처럼 느꼈다면, 예수님은 함께 있고 싶은 분, 그분과 함께 있으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으로 느껴지는 대목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인과 종, 스승과 제자의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비밀, 메시아의 비밀과 같은 ‘하느님의 뜻’, ‘하느님의 진리’, ‘하느님의 사랑’ 등을 제자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사목자라고 하는 본당신부로 살아도, 어린아이에서부터 연세 지긋하신 분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의 친구가 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직무를 감당할 권위와 신망, 능력 등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는 교우들과 ‘친근한 존재’로 다가갈 수 있어야 '진짜'가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의 순박한 생각에서부터 집안과 주변의 각종 근황에 관한 이야기들도 듣고, 쉽게 꺼내어놓지 못하는 누군가의 고민도 때로는 털어놓을 수 있는 이웃이 되어줄 수 있어야겠지요. 미사와 만남이 가능해지는 때에 이런 이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오늘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누군가를 사랑할 때에 그러한 친근감과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는 말씀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열쇠가 되리라는 사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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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다 2020.05.15 06:48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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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el 2020.05.15 07:5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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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512 2020.05.15 10:15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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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달 2020.05.15 12:12
    예수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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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잠자리 2020.05.16 14:16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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