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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오늘 복음의 말씀입니다 :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마태 7,7-8)

 

  문제는 우리가 무언가 얻고자 하는 것을 청하는데, 지금 당장 주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청하면 다 주신다고 생각할까요? 찾으려는 것을 얻게 될테지만, 함께 주어질 과정이나 조건이 덧붙는다면 어떨까요?

분명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다 주시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주어진다는 착각으로 이 말씀을 받아들이면 안되겠습니다.

지금 당장 달라해놓고 받아낼 수 없면 기도가 소용없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고, 얻고자 하는 것만을 가지고 싶어해서 스스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되려 한다면 마찬가지로 주고 싶어도 받을 수 없을 사람이 되어버릴 입니.

 

  그래서 이 말씀을 들을 때, 우리가 갖추어야 할 것, 그것은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 간절함이란 조급히 구는 마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필요하다는 검증된 확신이며, 진짜로 원한다는 태도입니다.

우리가 진짜로 진짜로 무엇을 원하면 그 바라는 모습이 다릅니. 끈기가 있든, 애써 침착하려 해도 감출 수 없는 다급함이 보이든, 진정 얻고자 노력하고 고민한 흔적이 있든 무엇이 분명 있습니. 공동체에서나 이웃들과의 만남 속에서도 어떤때는 아무 망설임없이 그저 나누는 것으로도 족할 수 있지만, 때로는 상대방에게서 진정으로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는 어떤 흔적이 있어야, 그의 간절함을 확인하고서야 돕거나 함께할 수 있는 때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께 무언가를 청한다면 그전에 스스로 물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나에게 그만한 간절함이 있는가?

말로만 청한다고 하는 것은 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하는 식의 별 아쉬움도 간절함도 없는 사람의 요청일 것입니. 반면 조건이나 과정이 함께 주어져도 청하는 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감수할 수 있는 끈기, 인내, 용기 등이 동반된 요청이야말로 진정으로 원한다는 것, 우리에게 진짜 없어서는 안되는 것을 청하는 것이, 진짜 필요한 것을 얻을 때까지 항구하게 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찾을 때, 그 간절함을 먼저 간직하고서 청하고자 노력해보면 좋겠습니.

물론 간절한 마음이 갖추어지지 않았더라도 뒷머리 긁으면서 청할 수 있고 하겠지만, 그 뒷머리 긁는 것 또한 진정성과 간절함의 또다른 단면이 될 수 있으려면, 우리가 평소에는 하느님께 청하는 가운데 지녀야 할 간절함을 보여야 할 것입니.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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