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첫 주일입니다.
역동적인 한 해를 마무리하고 드디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고 올해는 작년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올 한 해를 시작합시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동방박사 3명이 태어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탄생을 감추시지 않고 세상에 드러내셨습니다. 시골 구석 구유에서 태어나셨지만 세상과 단절되어 홀로 계시지 않았고 당신의 탄생을 온 세상에 알리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귀에까지 예수님의 복음이 들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유아세례를 받고 어릴 때부터 성당에 다녔습니다. 그 당시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성당에 다니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한 반에 70명 정도였는데 2,3명 정도였습니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을 때 식사 전 기도를 하는 게 좀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기도하거나 안 볼 때 얼른 작게 성호를 그었습니다. 왜 그렇게 부끄러워했는지...
돌이켜보면 시간이 지나 신부가 되어서도 제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성당에서 말고는 사제복을 잘 입지 않는 저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끄럽고 부담돼서 그런가?
옷이 불편해서 그런가?
혹시 사제다운 삶에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닌가?
예수님은 태어나신 알몸 그대로 가족도 아닌 이방인들에게 당신의 탄생을 당당하게 드러내셨습니다. 박해 시대 순교자들도 천주교 신자임을 당당하게 고백하였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순교자들의 후손입니다. 버스 안에서 묵주기도를 하는 어느 자매님의 모습에서 그리고 식당에서 식사 전 기도를 하는 어느 형제님의 모습에서 예수님과 순교자들의 당당함을 배웁니다.
먼저! 사제는 사제다운, 그리스도교 신자는 그리스도교 신자다운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겠지요?
아멘.
신서성당 주임 김문상(디오니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