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유학 시절, 학교에서 사순 특강으로 생태 영성 세미나를 수강하였습니다.
당시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방 안에 살아있는 식물을
키우는 과제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주신 가르침이,
대상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그 식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물을 많이 주거나, 혹은 물을 조금 주거나,
햇빛을 많이 쫴 주거나, 혹은 너무 적게 쫴 주거나,
내 방식대로 사랑하면 식물에 따라 그것이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랑하는 법은
그 대상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대상은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신명기 6장 5절의 말씀을 재인용하신 예수님의 대답은 그야말로 정답(正答)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는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첫째요 가장 큰 계명으로 지켜야 할 사랑입니다(마르 12,30-31).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안다’는 것은 하느님이나 혹은 상대방과의 ‘인격적인 진실한 만남(체험)’에서 비롯됩니다. 특별히 하느님에 대한 앎은 바로 당신이 누구이시며 어떤 분이신지를 계시하신 성경을 읽고 깊이 묵상하는 데서 옵니다. 또한 그 믿음은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 사랑, 곧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는 사랑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 방식대로의 사랑이 아니라,
그 대상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과 그리고 이웃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나의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때,
이웃에게 나의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때,
우리는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1대리구청 사무차장 및 청년청소년담당 박상혁(프란치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