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말씀 중에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많은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담스럽고 따르기 힘든 어려운 말씀도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말씀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을 하나요?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겠죠.
예수님 당시 백성들은 성체성사의 신비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고 교리적으로 정립도 되지 않아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셔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자기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말인가 하면서 예수님을 떠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순전히 육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서 인육을 먹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어서 영적인 마음과 생각으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렇지 못하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묻습니다. 이때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믿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떠나가지 않고 계속 주님과 함께 걸어갑니다. 그런데 제자들 가운데에는 예수님을 팔아넘길 자도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어떻습니까? 성당에 나오는 것이 좋은 말씀을 듣고 위로를 받고 힘을 얻기 위해서 만입니까? 힘들고 어렵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입니까? 내 마음에 들면 믿고, 어렵고 힘들면 믿지 않는 것, 좋으면 받아들이고 싫으면 거부하는, 취사선택적 신앙이 참된 신앙일까요?
신앙은 결단을 요구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욕망과 본능을 끊고 영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세례 때 마귀와 세속을 끊기로 약속하였습니다. 부활 성야에 세례 갱신예식 때도 약속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라면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이나, 쉬운 것이나 어려운 것이나 다 받아들이고 믿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참된 신앙은 베드로 사도가 그리한 것처럼 영원한 생명을 가지신 예수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주님이 가르친 영원한 생명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영적인 삶을 선택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사랑하기를 선택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신앙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8)
성당성당 주임 주흥종 대건 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