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 단락은 요한복음 6장 1절부터 시작되는 예수님께서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표징을 보여주신 다음날, 표징을 보여주신 장소를 기준으로 호수 건너편에 위치한 카파르나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날 예수님께서 주신 음식을 배불리 먹은 군중의 일부가 예수님을 찾아 호수를 건너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당신을 다시 찾아온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요한 6,26)
군중의 바람은 음식이었던 것입니다. 음식을 바라는 군중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요한 6,27)
예수님의 바람은 군중이 영원한 생명을 바라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주실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군중은 예수님께 자신들이 믿을 수 있도록 표징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군중은 전날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요한 6,14)”라고 말했지만, 그 표징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만족하지 못한 군중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예수님은 십자가의 표징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승리를, 인간의 죄마저도 용서하는 사랑의 승리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표징마저 믿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표징을 요구하고 찾아다닙니다.
군중이 그러했듯 사람은 보이는 것으로 확신을 가지고자 하지만, 보고 나면 또 다른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 한 가지 바람이 이루어지면 또 다른 것을 바랍니다. 채울 수 없는, 만족할 수 없는 것을 우리 마음은 계속 요구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표징으로 십자가를 보여주셨고, 빵의 모습으로 묵묵히 먹히러 오십니다.
소람상담소 소장 이동철 대건 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