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은 하느님이 계시는 거룩한 건물이며, 하느님을 만나는 곳이자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한 신성한 장소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사람들의 온갖 세속적인 모습을 보시고 분노하셨습니다. 마태오 복음(21,12)에서는 예수님께서,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고 있다고 하신 그 이유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성전에서 상(商)행위뿐만 아니라 성전 안에 온갖 부정과 비리 그리고 각종 음모와 타락이 가득 차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성전을 정화하신 예수님께서는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이제 사람이 손으로 지은 성전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짓지 않는 새 성전을 세우실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그 새 성전은 예수님 당신 몸이며 부활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순간 예루살렘 성전의 휘장이 찢어짐으로써 이 사실을 드러내셨고, 그리고 사흘 안에 다시 살아나심으로써 새 성전을 3일 안에 세우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영이 거처하시는 궁전(성전)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코린 6,19) 따라서 사순 시기는 우리 각자의 성전이 정화를 해야 될 기간입니다.
지난날 우리의 잘못과 허물을 깊이 성찰하고, 판공성사를 통해 깨끗한 성전으로 정화되어 하느님 아버지께서 거처하시는 거룩한 성전으로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아멘.
고령성당 주임 | 박현찬 도미니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