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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출신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이 쓴불안이라는 책을 보면, 제일 첫 줄에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어떤 동기 때문에 높은 지위를 구하려고 달려드는가?” 이어서 이렇게 그 답을 제시합니다. “먹을 것과 잘 곳이 확보된 뒤에도 사회적 위계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를 바라는 것은 그곳에서 물질이나 권력보다는 사랑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명성, 영향력은 그 자체로 목적이라기보다는 사랑의 상징으로서그리고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더 중시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다른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관심을 쏟고, 공감 어린 표정으로 맞장구를 치면서 알은체를 해 주기에, 모두가 그 사랑(?)을 받기 위해 높은 지위에 오르려 한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알랭 드 보통의 이 말에 동의합니다. 이것이 세상의 방식이고, 높은 지위를 추구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것을 추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높은 자리가 아니라 낮은 자리를,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할까요?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낮은 자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태어나셨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며 섬기는 모습도 보여주셨고, 또 모두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죽는 십자가의 형벌도 받으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세상 가장 낮은 자의 모습을 보여주셨고, 높은 지위를 추구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런 예수님을 가장 높은 곳으로 올려주셨습니다. 부활을 통해 하늘의 영광을 주셨고, 또 세상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께 주목하며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게 하셨습니다. 우리 안에서 높고 낮음을 따지며 세상의 사랑을 추구하는 것보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하느님의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향임을 실제로 드러내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선택이 남습니다. 계산하고, 경쟁하며, 세상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요? 세상은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묵묵히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선택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의 삶으로 하느님의 방식이 옳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야 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높아지려 하지 말고, 우리를 통해 하느님의 영광이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도록, 낮은 자리를 추구해 갑시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여 주실 것입니다.”(야고 4,10)

 

 

 

대천성당 주임 | 이지운 시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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