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에게 하느님의 천사들이 나타났듯이, 마리아에게도 하느님 께서 보내신 천사가 나타나 구세주의 탄생을 알렸습니다.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신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낳았을 때, 하느님의 천사가 나타나 목자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렸고, 수많은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마리아는 구세주로 오신 아기 예수님 곁을 지켰습니다. 마리아가 계셨던 곳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셨고, 마리아를 통해서 하늘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러한 뜻에서 교회는 마리아께 ‘우리를 구원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하늘의 문’이라는 호칭을 드립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하늘로 올림 받으심’을 기념하는 오늘은 이 ‘하늘의 문’이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날인 듯합니다. 과연 마리아 없이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수 있었을까요? 그리스도를 세상에 오시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마리아께 ‘우리를 구원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하늘의 문’이시라는 호칭을 드림은 그분의 승천 교리에도 잘 부합합니다.
마리아라는 이름에는 ‘시령자(視靈者)’, 곧 ‘영을 보는 여인’, ‘여주인’이란 뜻 외에도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고 사랑받은 자’란 뜻이 있습니다. 마리아의 방문을 받은 엘리사벳이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신 분’이시라고 외친 것처럼, 마리아 시대에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여인이 있었지만, 오직 성모 마리아에게서만 ‘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고 사랑받은 자’라는 이름의 의미가 제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마리아라는 이름 자체가 그분에게서 하느님의 계획이 실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는 이름인 것입니다. 마리아는 그야말로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고 사랑받은 본연의 사람이시기에, 교회는 그분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으로,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분으로 공경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각자는 하느님으로부터 계획되었습니다. 마리아처럼 우리도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나를 위해서 돌아가실 만큼 나는 그렇게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의 이름’을 가진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요 딸’,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성모 마리아처럼 나 자신도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고 사랑받고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원대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느님 곁에 오르신 어머니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에 정성을 더합시다.
교구 사무처장 |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